[스크랩] "양손 없어도 효도할 수 있어요" 구순 노모 돌보는 中농민
두 손을 잃고도 나이 든 노모를 극진히 모시며 살아가는 중국 효자의 사연이 대륙에 감동을 주고 있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언론 중경만보(重慶晩報)를 인용해 효심이 깊은 천싱인의 사연을 전했다. 중국 충칭(重慶)의 퉁신촌(同心村)에 사는 천은 올해 91세이신 어머니의 수발을 들고 있다.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아 늘 자리에 누워 계신다. 천이 남들과 다른 점은 바로 양팔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7살 때 고압의 전기기구를 잘못 만지는 통에 감전으로 두 팔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20세에는 아버지가, 22세에는 형님이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천은 손 대신 발과 입으로 불 지피는 법, 요리 재료를 손질하는 법을 익혔다. 퇴비 만들기, 농사 돕기도 전부 그의 몫이었다.
스무 살 청년은 이제 48세, 어머니는 91세가 되었다. 천은 두 팔이 없이도 닭을 기르고 소와 양을 치고 농사 일을 하며 자급자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매일 새벽 6시면 눈을 뜬다. 시장에 가서 만두와 포도를 사서 돌아온다. 장을 보러 갈 때면 몇 차례고 되풀이 하는 말이 있다. "사장님 제 가슴팍 주머니에 돈이 있거든요. 꺼내가세요."
가지와 고추를 큰 칼로 썰어 요리도 그럴 듯 하게 해낸다. 30분이면 한 상차림이 완성된다. 천은 입으로 숟가락을 물고 어머니에게 밥을 떠먹인다. 어머니가 어린 그에게 밥을 먹여주셨듯이. 그는 "이제 어머니는 힘이 없으셔서 제가 돌봐드려야 해요"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90세 생일이 되던 지난해 그는 누구보다 성대한 잔칫상도 차렸다. "테이블이 45개나 됐어요. 마을 어르신들 모두 오셔서 축하해주셨고 어머니도 기뻐하셨어요"라며 웃음 지었다. 중경만보는 "천의 사연을 접하는 우리는 인도 시인 타고르의 명언을 떠올리게 된다"며 "'신(神)은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길마다 여러 장애물을 놓으셨다는 것'이다. 천은 장애를 이겨내는 인간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