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잠수함 정찰조원 일기........1
격술과 전투 수영
-등 언저리를 타오르게 만든 작열하는 7월의 태양.
그 태양이 불거리(노을,붉은 여명)로 물들어 훈련장 야산 너머로 사라질 무렵에야 일과가 마무리 되었다.
오
전에 세시간 동안 실시한 격술로 인해 깨어진 손톱 사이로 치밀어 오른 붉은 살점과 무디어진 발등을 바라보며,이렇게 견디어 내기
힘든 특수 훈련이 위대하신 000지도자 동지에 대한 충성의 표현이자 조국 통일을 그리워하는 인민들에 대한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길
임을 생각하니 몸은 성치 못하지만 마음은 스스로의 자랑스러움에 가슴 뭉클해진다.
오늘도 3천번 통나무 치기와 바위치기로 단련한 굳은살 깊이 박힌 내 두주먹을 보며,남조선 국방군 누구와 겨루어도 골통을 박살내 허연 골수를 꺼낼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다.
이
런 자신감은 오로지 격술로써 다져지고 있다.(하루 30분 이상 신체의 공격 가능한 부위로 통나무/바위를 3000번 이상 가격하며
어떠한 종류의 도구도 살상화하여 낫,도끼,공병삽은 7~20m거리의 표적 명중이 목표이고 숟가락,포크,젓가락은 7~10m거리에서
표적 명중이 목표이며 나일론 줄등 가용한 밧줄로 15초 이내에 적의 의식을 잃게 하여 2~3분 이내에 사망케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훈련이다.)
그리고 주먹 단련을 마친후 실시한 단도 투척 결과는 50회 투척에 단 한차례만 단검이 통나무에서
퉁겨져 나가고 49회는 통나무에 예리하게 꽂혔다. 통나무에 그려진 미제 앞잡이들의 그림이 나의 단검에 북북 찢겨져 나가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 그것이 통나무에 붙은 종이 탁지가 아니고 실제 인민을 세웠더라면 골수가 퍽퍽 터져 나왔으리라.
총폭탄(인간병기)으로서,나의 격술은 '손색이 없다'는 칭찬을 지도원 동지로부터 듣고 오전내내 몹시 기분이 좋았다. 숨돌릴틈 없는
격한 훈련 일과 속에서 혁명 전사로 거듭나는 나를 돌이켜 보는 밤 깊은 시간의 고독이 뿌듯하기만 하다.
-혁명 전사로서의 거듭남!
그
러나 오늘 오후부터 받아야했던 '전투수영훈련'만큼은 내 자신의 한계점을 느껴야했던 참지못할 고통의 연속이었음을 정찰조원으로써도
부인하지 못하겠다. 오후내내 바닷물속에 몸을 담그고서 내 체력의 진을 다해 쉬지않고 전투수영을 한 시간이 과연 몇시간이나 될까?
그리고 그 시간동안 내가 버틸수있는 물속에서의 한계점을 생각할때 아직은 부족한 생각에 위대하신 000지도자 동지께 미안한
마음뿐이요,내 조국의 인민들에겐 부끄러운 마음뿐이니,절대절명의 대업완수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내일 계획된 수영훈련에서는
오늘보다 두배 이상의 노력과 투쟁정신으로 수준높은 정찰조원임을 확인하고자 한다.
-수영하면 물개라 치부해도 좋을 만큼 잘할수 있는데...
오
늘 실시한 전투수영에서는 전투복,전투화,그리고 소총과 물에 담가 푹 젖은 침투군장을 몸에 착용한 상태에서 무려 3km나 실시했다.
침투 군장과 소총에 눌려 뜰힘(부력)을 전혀 받을수없는 상태에서 알갑(탄창)을 갈아끼우고 초탄을 격발하는 과정중에는 제 아무리
물개라 하여도 검푸른 바닷물이 기도를 통해 폐부로 들어오는 고통을 참지는 못할것이다. 수영 훈련간 내 자신도 모르게 삼킨 엄청난
양의 짠물로 인하여 바닷속으로 토해낸 위장속의 모든 음식물과 누런 위액이 목젓과 비강을 자극했던 그 불쾌한 기분은 이 깊은 밤에도
결코 잊지못할 악몽의 순간들이었다. 내 혈육 동지 진성 동무의 도움만 아니었다면 뱃속에 물고기라도 키웠으리만큼 짠물을 눌러
담을뻔 했다.
"그따구로 훈련에 임할려면 일찌감치 동네 저수지에서 물놀이나 할것이지 뭐하러 혁명전사의 지상과업을 실천하려고 여기에 왔어.내일 또 물먹고 맥 빠져 버리면 먼 바다에 던져 상어밥으로 만들어 줄테니 각오하우,동무!"
전투수영 김현철 지도원 동지가 오늘 물속에서 나와 모래위에 털썩 나자빠진 나에게 한 말이다.
그
래도 이 한몸 혁명 전사로써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충족시키기위한 몸부림이었음을 생각할때 참지 못할 그 순간들은 내가 감내해야할
부분이라 느껴졌고,그리고 나의 이런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고향에 계신 부모형제들과 수많은 인민들을 생각하니 감격의 눈물이
눈가에 맺힐 뿐이다. 나는 혁명 전사로 다시 태어날 몸이기에 소금이 한 웅큼씩 배어나올만큼 잿빛 훈련복을 땀으로 하얗게 적시고 또
말려 나가는 여름날의 고통이 뒤따르더라도,이 길만이 위대한 000지도자 동지께서 나에게 베풀어 주신 지상최대 과업을 완수할수
있는 실력을 쌓는길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어진 시간은 뒤집어 놓은 주먹만한 모래시계속의 공간 만큼 짧게 느껴진다
강릉 잠수함 정찰조원 일기........2
-고속 강행군 훈련을 성공리에 마치며...
어
제와 오늘은 온 산야를 땀으로 물들이며 뛰어 다녔다. 누구인들 믿지 못하겠는가! 온 몸의 땀도 모자라 체액을 표피밖으로 내몰아낼
정도였으니,고단한 훈련이었지만 이제 서서히 침투를 위한 훈련이 마무리되어 간다는 자신감에 모든 피로와 노고는 뒷간(화장실)에
버려둔지 오래다. 어제 아침 8시부터 시작된 고속 강행군훈련은(하루 40km 무장구보와 이어서 주/야 120km를 주파하는
훈련)예전과는 달리 걷지않고 뛰는것이었다.
주간에 40킬로미터는 구보하고 뒤 이어서 바로 철야 지속행군을 실시했다.
처
음 20킬로가 넘자 입안에서 단내가 풍겼다. 구릿해서 역겨웠지만 쉴 틈없이 요동쳐대는 심장에 바쁘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선 박동수
만큼이나 많은 호흡이 필요했다. 입안의 단 냄새는 더 빠른 호흡을 위한 자극제에 지나지 않았다. 30킬로미터 지점을 통과 했다는
지도원 동무의 말이 끝나고서,나는 더이상 아무런 생각을 할수없는 고통의 고깃덩이가 되어 의식없이 뛰고 있었다. 그래도 그가
건네주는 통과증을 어렵사리 받아 쥐었는데 아무렇게나 구겨서 주머니속에 넣고 계속 뛰기만 했다.
"동무는 뛰는기야,아니면 군장타고 기어가는기야! 뼉따구밖에 없는 갈비동무가 그렇게 뛸 바엔 뒤로 돌아 바지에다 오줌이라도 갈겨 추진력을 얻으라우 이 굼뱅이같은 동무야!"
통
과점을 통과하고나니 멀리 뒤에서 끝까지 전력투구하라며 나에게 큰소리 쳐대는 확인점 지도원 동무의 목소리가 가물가물 들렸다. 어떻게
표현 할까? 뛰기전 보았던 여름날의 매미소리 섞인 푸른 산야가 누렇게 퇴색되어가고 총 천연색(여러가지 색갈) 형형 각각의
물체들이 단지 노오란 단색으로만 보이는 그 아찔한 현기증을. 다리가 뒤틀리고 근육에 경련이 돋아 더 이상 뛰는것은 또다른 나
자신의 한계점을 위한 시험임을 알았다. 그러나,그순간 나는 남조선 인민들의 가슴속에 쌓이고 맺힌 원한과 울분을 풀어주기 위한
조선역사의 피값을 이렇게 뭉끄러뜨릴수 없다는 생각을 하였고,경애하는 000지도자 동지의 초상이 떠올라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꾹꾹
짜내어 뛰고 또 뛰었다. 그 사이 그 숨막히는 순간에 고향에서 언제 올지 모를 나를 애타게 기다리는 혜란이의 미소짓는 얼굴이
떠오른게 아닌가!
난 애써 지우려 머리를 흔들었다.
이
격정의 순간에 혁명 전사로써 거듭난 시기에 저 위대하고 은혜로우신 000지도자 동지 은혜에 힘입은 몸이,한때 사랑한 여인의
살내음과 보드라운 젓가슴을 생각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휘청거리며 뛰면서도,애써 그녀에 대한 망상을 지우려 머리를 심하게 흔들었다.
도착점을 불과 수백미터 눈앞에 앞두고서 난 지우려해도 지워지지않는 혜란이에 대한 기억 한토막을 가지고서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이 동무새끼 가장 먼저 달려 나가더니만 결국엔 쓰러졌구만.그러니 내가 뭐라고 했나?이 어눌한 동무야.오줌이라도 팍팍 갈겨 추진력을 얻으라고 했지 않았나.띨띨이 동무야!"
계속 나의 뒤를 따라오던 확인점 지도원 동무가 쓰러진 나를 내려다보며 침 튀기면서 이야기 했다. 그러다 온몸에 시원한 물이 끼얹어졌다.
야,그 시원함이란?
사
선을 넘은 심정으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뛰며 다시 생각했다. 혜란이에 대한 사랑은 나 개인적인 이기심의 표출에
불과하다는 것을. 혁명전사로써의 임무 완수를 위해서는 내 청춘의 샘솟는 이성에 대한 갈망이나 욕구따윈 단검으로 과감히 도려내야
했다. 목구멍에 가른대는 가래를 내 뱉듯이 그녀에 대한 그리움따윈 난도질해 버렸다. 막상 도착점에 돌아와보니 내가 가장 먼저
도착점에 들어온 정찰조원이 되었다. 모두들 7월 땡볕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30킬로미터 지점에서 쓰러져 한참후에야 들어왔다.
40킬로미터를 뛰고 탈진한 동무는 없었다.
35도를 웃도는 여름의 한증막(사우나) 더위가 우리의 장애물이었을뿐이다.
일반 사민(민간인)들은 단지 앉아서 있는것 만으로도 지쳐 쓰러질 그런 땡볕에서 고속강행군을 성공리에 마쳤다.
그
래도 오늘 30킬로미터를 조금 넘는 지점에서 봉착한 나의 한계점을 생각할때,그 때 나의 뇌리 한켠에 혜란이에 대한 그리움이
솟았던걸 잊지못하고 있다. 그리움 따위로 나약한 내 모습을 본다는것은 남조선국군들이 겨누는 총뿌리에 나의 등을 보여주는것과 다를바
없고 혁명위업 달성에 헛점을 만들어 놓는것과 마찬가지리라. 난 총폭탄으로서 젊음을 원하지,인간다운 은이로써 인정을 헤아리는
치졸한 혁명 전사가 아니다. 고단한 하루였지만 혜란이에 대한 망상을 지웠다는 후련함이 있는 밤이다
강릉 잠수함 정찰조원 일기........3
-숙영호 훈련을 마치면서...
15시간만에 땅속에서 기어 나왔다.
땅속에서 지내며 맡은 흙내음이 아닌 초내음(풀냄새)을 느낄수있는 순간,얼마나 행동의 자유가 소중한지!
작일 오전에 숙영호(잠자고,은신하는 공간)를 만들어 은거활동을 시작했는데 이제서야 끝이 났다.
정확히 1시간동안 눅눅한 황토흙을 파 숙영호를 구축했다.
장
마 기간이라 습한 공기속에 훈련중 피부마찰이 잦아 겨드랑이 사이에 손바닥만한 습진이 나를 모질게 괴롭혔는데, 그래도 혁명전사의
훈련은 그런 사소한것으로 인해 중단됨이없이 계속 되었다. 이번에 구축한 숙영호는 예전에 했던것과는 달리 규모나 크기면에서 최소의
공간만을 허용하는 숙영호였다. 3명이 함께 들어가 생활할 숙영호의 규모가 길이 1미터,깊이 1.5미터,폭 1미터 였으니!
최소의 공간에서 우리의 활동성이 보장받을수 있는지,그리고 우리 정찰조원 3명이 어떻게 장시간 쭈그리고 앉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려는지 보려는 지도원동무의 지시였다.
아울러 15시간동안 은거할 숙영호구축에 소비한 시간은 고작 1시간에 지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무성한 초를 헤쳐 쓸만한 잎새를 골라 입구를 변신(위장)함으로써 숙영호 구축을 마무리 지었다.
숙영호 구축간 생겨난 흔적들은 철저히 제거하고 한삽 한삽 파낸 흙을 모아 군장에 담아 500미터 떨어진 풀숲에 버렸다.
물론,버린 흙도 철저히 위장을 하여 귀신도 나를 찾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지도원동지는 남조선 국방군들이 수색을 한다는 관점으로 숙영호를 점검했다.
"최고야,훌륭해.이만하면 지금 동무들을 남조선으로 남파해도 손색이 없갔구만."
지도원동무는 격려의 말을 하고서 다시 감시소로 들어갔다.
그
는 감시소에서 우리 정찰 조원들의 숙영호 생활 모습을 면밀히 확인하고 감시했다. 15시간동안 계속된 숙영호에서의 생활은 정신적
인내도,육체적 한계도 필요 없었다. 부단한 내 자신과의 투쟁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숙영호로 기어 들어간 순간부터
모든 행동들은 실전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담배를 피우지 못한 코가 예민해져 장마로 눅눅해진 토양의 황토 흙내음을 쉽게 맡을수
있었고 이제 예민해진 귀는 숙영호밖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도 그 방향과 거리를 판단할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그러나 이전의 숙영호 생활과는 달랐다.
숙
영호 크기부터 제한을 받아 세명이 들어가면 허리도 돌릴수없는 공간만이 허용이 되었고 눕지 못하고 오직 앉아서만 임무 수행을
할수있는 크기였다. 실전과 똑같은 상황과 조건하에서 대소변을 보아야 했는데 여간 곤역이 아니었다.구부린 두다리를 펴지도 못하고서
성기를 꺼내 작은 비날론(비닐)용기에 성기를 끼우고 용변을 보았고,결국 진성동무는 같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정찰조 동무 눈앞에서
엉덩이를 깐채 냄새나는 배설물은 내 놓았다. 어디서 기어들어 왔는지 파리 새끼들이 날카로워진 우리들의 신경을 낮동안 계속
자극했다. 우리는 이렇게 주어진 여건이 비록 불편했어도 똘똘 뭉친 혁명전사로써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서로를 위로하며 아무말없이
임무수행을 계속했다.
식사는 미싯가루를 침으로 게어 먹음으로써 해결했다.
혁명전사로써 반드시 살아남기 위한
훈련의 일부인지라,양치질을 못한 주둥아리에서 풍겨져 나오는 썩은 냄새와 숙영호 한켠에 매몰시켜 놓은 진성 동무의 똥냄새가 진동을
했어도 우린 전혀 구애를 받지 않고 임무를 계속 수행해 나갈수 있었다. 최소한의 공간만 허용된 그 비좁은 숙영호에서 10시간이
지나자 한번도 펴보니 못한 다리는 오금이 저리도록 아파왔고 기지개 한번 펴보지 못한 허리는 통증으로 좀이 쑤시고 결려 아파왔다.
우 리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지도원 동무가 사라지고 참모장 동무가 나타난 때는 숙영호에 들어간지 10시간이 지난후였고 우리가 더이상 이 비좁은 공간에서 갑갑함으로 아무것도 이루어 낼수 없는 상황에서였다. 그러나 우리를 바라보는 그의 기대에 찬 눈을 피할수도 없는 정황에서 우린 마지막 남은 정신력을 응집시켰다. 진성동무가 괴로워 입가에 신음을 하며 그 좁은 공간에서 몸을 주체못하고 뒤틀어 그를 잘 붙들어 달래고 진정 시켰다.
"도무지...도무지 오금이
저려 한시도 더 이상은 이속에 못 있겠소.동무,나를 좀 붙들어 주시오.난 지금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고,온 몸이
가렵고...사타구니엔 이 라도 기어다니는지 가려워 환장하겠는데 무슨 좋은수가 있소?제발 나를 좀 어떻게 해 주시오,동무!"
진성 동무가 한순간도 더이상 답답해 있지 못하겠다며 밖으로 뛰쳐 나가려 할때 참모장 동무옆에서 우리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던 지도원 동무가 우리에게 말했다.
"
그것하나 못 참고 괴뢰군 우글거리는 남조선 적후에서 무슨 작전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나선기야.더 참고 견디어 승리투쟁의 선봉 주자가
되도록 해야지! 그걸 못 견뎌내면 곧 파멸밖에는 없어! 불알이 간지러우면 박박 긁어내면 될것이고,등이 간지로워 손이 가지 않으면 옆
동무의 손가락을 빌리라우.이 밥 빌어다 죽도 못 쒀 먹을 동무야."
그제서야 입안 가득 괴로운 신음을 흘리며 진성 동무는 견디어 내기 시작했다. 나는 진성 동무의 등을 긁어 주었다.
손 톱 틈새로 땀에 찌들은 그의 등가죽 때가 국수 가락만큼 굵게 걸려 나왔다. 12시간이 지난후부터 나 역시 참을수없는 심적 인내가 요구 되기 시작했다. 발은 혈액 순환이 멈춘지 오래된 느낌이었고,허리는 산산히 끊어져 나가는 고통으로 참모장 동무눈앞에서 끊임없이 꺼꾸러질뻔 했다. 그래도 참모장 동무의 눈앞에서 만큼은 나는 천년묵은 고목의 두터운 뿌리 한줄기가 땅에 쿡 박혀 있는 모양새로 애국충성의 혁명전사임을 보여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지루함과 졸음은 12시간이 다 되서야 뇌중에 엄습해 왔는데 입술에서 피가 터져 나오도록 진성 동무가 옆에서 졸음을 이기지 못해 졸기 시작했다.
지
도원 동무가 "야,이 얼빠진 동무야! 여기가 어디라고 졸아.그렇게 졸리우면 나오라우,어서 빨리 나와.원산에서 몸 팔아 먹고 사는
해방 처녀(미혼모)한테 보내줄테니까.그년 푹신한 똥배 베고서 졸라우.이 망할놈의 동무야!그렇게 네놈이 졸면 나머지 동무들은 전부
꺼내고,동무만 생매장시켜 버리갔어.똑바로 알아들으라우.!"
그 말은 진성 동무에게만 한 말이 아니고 우리들의 인내심을 보고 모두에게 꾸짖은 말이었다.
이
런 일련의 시간은 15시간동안 지속 되었고,정확히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언제인지 감각마저 무디어질때에 비로서 지도원 동무가
나오라는 지시를 했다. 혹시나 하고 지도원 동무의 말이 나를 시험하는 말인줄 알고 나가지 않고 굳건히 숙영호 안에서 버티었으나
그의 말이 사실임을 알고 몸을 일으켜 세울려고 하였는데,나도 모르게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모든 신경은 피가 통하지 않아 아무런
감각이 없었고 다리 세포는 검게 죽은듯 빛깔이 거무틱틱 했다.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한 그 비좁은 숙영호 안에서의
무료함과 더러움과 갑갑함이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장애요인이 된것 같지만 우리가 이루어낸 과업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우린
그 좁은 공간에서 무선을 이용해 얻어낸 훈련정보가 담긴 전문을 정찰국으로 날려주는데 모두 성공했고 지도원 동무가 주는 상황별
지령을 그 좁은 공간에서 완벽하게 완수했다. 참모장 동무는 우리의 완벽한 훈련상태에 감탄했고 몰골이 말이 아닌 우리 정찰 조원들을
끌어 안으며 격려 했다.
"동무들의 불굴의 투지를 고려해보면 역시 혁명 전사로써의 인내심을 아주 잘 갖춘것
같구만.동지애도 많고...남조선 적후에서 살아 남기위한 가장 큰 재산은 바로 동지애야.이런 여러분의 모습을 위대하신 000최고
사령관 동지가 보시면 아주 흡족해 하실기야.그래,하루 종일 고생들 했고 그런 여러분의 노고를 감안해서 내일까지 푹 쉴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갔소.이상."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전투조법을 완성했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오늘 이밤 마음이 너무나 흐믓했다.
그래서, 저 밤 하늘에 위대한 우리 혁명 전사의 투쟁의지를 위해 떠오른 별들이 유난히 아름답게 보이는가 보다.
강릉 잠수함 정찰조원 일기........4
-사격 훈련
한 여름의 이글거리는 태양아래서 하루종일 사격훈련을 실시하였다.
사
격 훈련을 통해 이미 어느 상황하에서도 남조선국방군들보다 먼저 초탄을 격발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할수 있었다(무방비 상태에서
15초 이내에 적을 제압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간엔 200~400미터 거리에서 이동 표적을 명중 시켜야 함.야간에는
근거리표적 사격훈련 실시)
드넓은 사격장엔 뜨거운 태양보다 더 따가운 총성과 더 지독한 화약냄새가 끊이질 않았다.
엠16 소총 가늠자위에 표적을 얹고서 살포시 검지 손가락에 힘을 주면 어느새 표적은 총성과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그
러기를 천번이 넘도록 하였다(김정일경호원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매일 어깨가 빠지도록 사격훈련만 한다고 한다). 그 희열을 생각하자니
이렇게 밤 늦은 시간에도 기분이 좋은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리라. 200미터 선상에서 이동중인 표적을 200발중에 3발은 놓치고
197발을 명중시켰으니. 이동하는 표적이야말로 나의 밥이다.
고정표적은 식은죽이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훈련이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더라도 무엇하나라도 자만은 혁명 전사를 파멸로 몰고가기 쉽상이다.
하
지만 사격만큼은 남조선 특수부대 요원들보다 뒤쳐져서는 아니된다. 이것은 나의 아니 모든 혁명전사들의 부단한 결의이자 기본 각오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도원 동무들의 꾸지람이 없어도 사격술 하나만큼은 서로가 최고 저격수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나의
오른손 검지 손가락 안쪽엔 방아쇠를 꼭 잡아쥔 횟수 만큼이나 굳은 살이 잘 배어 잇었고, 어느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조준선
정열에 대한 자신감은 나를 더욱 흡족 시켰다. 오후가 되자 정찰국장과 지도원 동무들은 우리의 사격훈련을 보러 사격장에
간부차(지프)를 타고 왔다. 물론 우리 정찰조원들은 제각기 이동하는 모든 표적을 남김없이 쓰러뜨렸다.진성 동무는 그의 사격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200미터 사로에다 빈병을 놓고서 초탄에 빈병 머리를 날려 보내는 시범을 보였다.우리를 감독하러 나온 지도원
동무들로부터 오랜만에 싫은소리를 듣지 않은 하루였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푸른제복(특수부대 개구리 위장복)입은 몸으로써 사격만큼은 어느 훈련보다 더 잘해야하지 않겠는가.
만
일 남조선에서 정찰활동간 우발상황에서 국방군과 조우하게 되면 그들이 나에게 가차없이 조준하는 총열 끝자락에서 섬광이 번뜩이기전에
국방군의 가슴이 이미 내가 날려보낸 총탄으로 붉게 물들어 있어야만이 혁명전사의 생존성을 보장받을수 있지 않겠는가. 나의 총탄
한발한발에 우리 인민들의 소망과 혼이 담겨 있음을 명심하자.
최고의 저격수 만이 살아 남는다.
아직도 나의 눈엔 나의 총탄을 맞아 팍팍 넘어가는 표적이 발악하는 모습이 눈 앞에 떠나질 않고 있다.
정말이지 전투 의지가 돋보인 하루 였다.
강릉 잠수함 정찰조원 일기........5
-잠수함 합동 침투 훈련을 마치며...
동해의 심원을 가르며 잠수함 합동침투훈련을 0월 00일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했다.
낮에 정찰국 지도원이라고 소개한 45세가량의 잘 생긴 지도원 동무가 우리 3명을 인솔하여 퇴조항으로 이동했다.
이동간 차창밖을 통해 오랜만에 사민(민간인)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퇴조항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에 얼마간 대기하다가 부두에 땅거미가 스멀거리며 번져나가고 있을즈음 시커멓고 육중하게 생긴 침투잠수함에 승선을 하였다.
승 선 전에 함장으로부터 잠수함에 대한 소개(작전 수심 150미터,항해반경 800마일,배수량 302톤)를 간단하게 받고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한 교육과 이탈간 유의사항에 대해 잠시 교육을 받았다. 우리가 승선을 한후 잠수함의 철문은 굳게 잠겨지고 동해로 미끄러지듯이 나아갔다. 심해에서 잠수함의 움직임은 디젤 기관이 뿜어내는 출력 소리의 강약으로 판단할수 있다. 지금 이 시간 잠수함은 해저 100미터 지점에서 디젤기관을 끈채 조용히 착저한 상태로 있다. 이따금 귀에 들리는 소리는 수중 기포소리뿐 침묵과 정적만이 계속될 뿐이다.
잠수함 좌현에서 동체가 뒤틀리는 소리가 가끔 들리기도 하지만 해저에서는 흔하게 들리는 소리라고 하니 안심이 됐다.
공기가 탁하여 선실문을 열어 놓았으나 기계실에서 새어나오는 기름냄새가 심해 다시 문을 닫았다.심해의 깊이만큼 정적이 흘렀다.
자칫 불필요하게 날카로워질 신경에 대비해 서로가 아무말없이 새벽 침투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졸음이나 가면따위는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잠수함 승조원들의 일부는 이미 교대로 잠을 자고 있었다.
우린 모든 침투훈련준비를 마치고 잠수함 이탈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수함이 부상하면서 해안에 있는 인민경비대소속의 대항군들이 모의침투하는 우리를 잡으려 혈안이 되어있을것이 분명한 상태에서 우린 선실에서 정찰조장과 지도원 동무와 함께 최종 침투훈련준비를 실시했다.
침
투 준비를 마친 우리들은 선장실로 가서 CC-TV 를 통해 침투지점을 관찰하였고 정확한 침투지점을 포착한후 화면을 통해 구두상으로
최종 행동 요령을 점검했다. 잠수복을 착용하고 창경을(수경) 머리에 걸친채 대기하다 새벽 두시 반,선장의 착저완료 방송이 나오자
해치를 열고 차례로 바다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안
내조원 2명이 삭을(침투/복귀시 잠수함과의 연결줄로 흰색 나일론 줄.직경 5mm.줄은 소형 잠수함 우현 선저 부분에 위치한 탈출실
내부에 고정되어 있고, 침투시 정찰조장이 손목에 결박하고 해안에 도착,바위에 결박 또는 안내조가 쥐고 있다가 정찰조와
분리/접선후 연결줄을 잡아 당기면서 귀환할때 사용하는 줄) 가지고 이미 상륙을해서 우리에게 섬광기를(후레쉬) 두번 점등을
해주었다.
그 사이 보조요원들은 잠수함 부이 안테나를 (예비송신용 부표 안테나로써 잠수함과 정찰조원 사이의 초단파 통신을
위한 안테나: 경계요소에 의해 육안식별이 가능)설치하여 우리 정찰조원과 무선 결속(통신소통)을 바로 준비하고 있었다. 모두들
숙달된 몸동작으로 이미 수차례 남조선 침투경험이 있어보이는 승조원들 같아 보였다. 우리 정찰조원들은 침투군장을 복부밑에 넣고
반잠수를 하며 해안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평영으로 접근하는 우리는 얼굴도 바닷물 속에 깊게 넣어 대롱으로 호흡을 하여 바다는 잔잔한 파도뿐 어느 누가 봐도 침투징후를 식별할수 있는 미끼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침투는 성공적 이었다.
강릉 잠수함 정찰조원 일기........6
-출정 전야
방
안에 앉아 깊은 사색에 잠겨 있으려니 덩치가 떡대만한 김남인 지도원동무가 다가와 침투에 필요한 모든 기재를 다시 한번 확인 하라고
하였다. 개인화기와 수류탄,지북침,쌍안경,무선 송수신기,반도체 수신기,사진기,세면
도구(수건,치약,칫솔,비누,손칼,면도칼,주머니,향수,빗,거울),전원,수정판 12개,카메라,300/500미리 확대
렌즈,필름,관측경,변신 암호문,암호 풀이 판수,수첩,수중 카메라,모내의,장갑,식량(압축 식량 1인당 1일
200g,초콜렛,사탕,껌,엿,고추장,소금,통조림,종합 부식물 등),라이터,군견 회피제,의약품(비상 약품,지혈대,붕대,반창고,미상의
약품(군견 퇴치제로 추정) ),개인 붕대,내복약,기타 부식물 등을 다시 한번 확인 했다.
장비및 물자를 확인한후 그는 우리에게 사민(일반인)복 한착과 피복을 주었다.
나에게 준 피복은 남조선 괴뢰군 중위 군사칭호계급이 부착된 국군복과 일반 사민복이 각각 1착씩이었다.
부대표식은 우리의 작전지역 사단인 적 12사단 표식이었다.
모
든 침투 장비와 물자(*휴대 무기-캐나다제 브라우닝 권총 1정(실탄 13발 1탄창),M-16소총 1정(실탄 90발 3탄창),세열
수류탄 2발,스쿠바 칼 1개. *정찰/통신 장비-300mm망원 렌즈,콤바타,카메라,무전기,야간 투시경,수중 카메라,비디오
촬영기,손전등,필름,쌍안경,지도,타건식 전건,송신기,크리스탈,통신 문건)를 수령해서 군장을 잘 꾸려 놓았다.
하루종일
침상에 누워 그동안 받은 무선 교육,변신,적 지형 학습,주민,행동 구역등에 대해다시 한번 살펴보았고 정찰임무수행에 대한 최종적인
흐름을 염두하여 면밀히 분석을 실시했다. 오후가 되서 최종적으로 군의소에서 신체검사를 실시하였고 발신과에서 발신암호특징과
통신결속 시간과 방법등 작전에 필요한 실무적문제들에 대하여 군관들과 사전 협조를 구했다.
우리는 물자준비를 끝내고 침투대기상태에 들어갔다.
우리 정찰 조원들은 서로의 물자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으나 부족한 사항은 발견할수 없었다.
이제 그동안 쌓아온 개인 전투의지와 각종 훈련기술,그리고 종합훈련을 통해서 얻어낸 총체적 훈련 완성에서 이루어낸 자신감만을 가슴속에 충만시켜 넣었다. 밤이 되자 회관에서 우리를 위한 만찬회가 준비되었다.
혁명 전사를 위한 만찬회!
그
간 각종 전투훈련을 하며 먹을수 있어도 먹지 못한 기름진 음식이며 맛 좋은 음식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잘 차려져 있었고 지난
수개월간 훈련을 받으며 단 한번의 접촉과 대화가 없었던 잘 차려입은 젊은 에미나이들이 술잔 가득 술을 부어주는것이 아닌가!
그리고 평소 먹고싶어도 쉽게 먹을수 없었던 입안에 찰지게 씹히는 광어회!
그 광어살 한점과 술 한잔을 입에 넣고 삼킬때 입안 가득 들어차는 그 말할수 없는 담백함!
고통의 순간 끝에 베풀어지는 황흘경의 순간들이었다. 그 동안 술을 못 마신 탓에 두잔의 술잔을 입안에 털어 넣자 취기가 손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스며 들었다.
'후' 불면 날아가 버릴듯한 옆자리에 앉아있는 에미나이의 머릿결에서 은근히 퍼지는 동백꽃 내음이 코를 간지럽혔다.
이
자리는 우리를 위한 자리이고 내일이면 혁명과업완수를 위한 혁명전사로서 다시는 못 오게 될수도 있는 나의 고향이란 생각이 술기운에
퍼져 감정을 돋구었다. 이호진 공작원이 옆좌석에 앉은 여성동무를 끌어 안고서 그녀의 가슴띠를 들추자 나 역시 젊은 에미나이의
보드라운 살내음 속으로 사라지고 싶은 충동을 자제할수 없었다.
그 때 정찰국장은 좌석에 모인 모든 동지를 향해 우리
정찰조원들의 임무완수를 위한 건배의 잔을 높이 치켜들며, "혁명 과업 완수를 위해 자,정찰조 동무들의 건투와 당 과업을 완성할
성공 보장을 위해 우리 모두 건배!" 라고 소리치자 모두들 목청이 울려라 건배를 제창했다.
지도원 동지가 진성 동무에게 참석한 모든 동지들이 들으라고 한마디 했다.
"
그간 진성 동무처럼 고생한 동무가 없었지.교육시간마다 질책을 받았고. 하지만 동무의 정성어린 충성심,그 하나를 믿기에 도중에
도태시키지 않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올수 있었던거야.여기 온 여성동무들은 다 내가 불러다 놓은기야.보아하니 진성동무의 여성동무가
최고 절세미인인데...원래 훈련을 뭣같이 받는 동무들이 눈은 높아. 왜 높은줄 아나? 남들은 앉아서 강단을 올려다보며 교육받는
시간에,졸다가 지적받아 늘 일어서서 교육을 받다보니 강단을 내려다 보는 놈들이거든.그래서 다른 동무들보다 눈이 높아."
한달이 지나 마지막으로 사살되어진 2구의 시신 상의에서 작은 일기장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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