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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경제 전문가라는 것들 중에서도 비트코인이 투기적 성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체인블록 기술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헛소리들을 지껄이는데,
비트코인의 문제는 체인블록 기술과는 상관없는 문제야.
이해하기 쉽게 예화를 하나 들어줄게.
어떤 벤쳐기업에서 위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지폐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가정해보자고.
이 기업은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1. 조폐공사에 적절한 대가를 받고 기술을 넘긴다.
2. 직접 화폐를 만들어 유통한다.
블록 체인 기술과 비트코인의 관계가 이거야.
이게 정말로 기존 화폐의 단점을 보완한 대단한 기술이라면 (뭐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더구만)
이건 정부에 납품을 해야지 본인들이 직접 화폐를 만든다고 깝죽거려서는 안 돼.
화폐를 만든다고 한 순간 이미 사기의 길에 접어든 거야.
화폐가 장난인 줄 알아?
20세기 중반만 해도 금본위제 화폐제도였어. 여러분의 지갑에 들어 있는 화폐가 실질적인 가치가 뭐가 있나?
빳빳해서 똥도 못 닦는 종이조가리에 불과해.
그렇지만 중앙은행에서 이 종이조가리를 가져오면 액면가만큼의 금으로 바꿔주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종이를 화폐로 인정하고 사용해온 거야.
그런데 20세기 중반이 되니까 문제가 발생해.
경제규모가 세계적으로 커지다보니까 발행하는 돈은 늘어나는데
지구상의 모든 금을 다 캐도 발행한 돈의 액수만큼의 금을 준비할 수가 없게 된 거야.
그러다가 미국이 브레튼우즈 체제를 성립시키면서 이 문제를 일단락시키지.
이건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달러가 곧 금이다,라는 선언이야.
각국의 중앙은행은 이때부터 금 대신 달러를 보관했다가 사람들이 자국 화폐와 달러의 교환을 요구하면 달러를 내주게 돼.
여기서 좀 의문이 들거야. 그럼 미국 중앙은행에 달러를 들고가면 뭘로 바꿔주나?
그런 거 없어. 그냥 달러가 금이다라는 선언이 전부야.
그렇지만 전 세계는 달러를 중심으로 화폐를 사용하고 있어.
미국 정부가 어떻게든 달러의 가치를 지켜주기 때문이니까.
그러니까 현대의 화폐제도는 미국의 초강대국이라는 지위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체제라 할 수 있는 거야.
그런만큼 본질적인 취약성이 있는 체제이고, 미국도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분쟁에 끼어드는 거고.
누군가가 달러 본위제도에서 벗어나려 하면 군사력을 동원해서 체제를 지키지.
후세인이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보려고 석유 결제 대금을 달러 대신 유로화로 하겠다고 선언하자
곧바로 부시가 이라크 국경을 넘어가서 전쟁을 일으키고 교수형에 처해버렸지.
어떤 종이조각이 화폐로 인정받으려면 적어도 국가 정도의 권력이 그 신용을 뒷받침해줘야 해.
아니면 그건 정말 종이조각에 불과하거든.
삼성이 자체 화폐를 만든다고 가정해봐.
물론 삼성이 큰 기업이긴 하지만 걔들이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을 감당할만큼의 신용 보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택도 없는 소리야.
내가 천만 원을 지니고 있는데 외국 여행을 하기 위해 달러로 바꾸고 싶어.
그럼 외환은행에 찾아가서 달러로 바꾸면 되겠지?
그런데 정부가 보유한 달러가 부족해서 바꿔주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소위 말하는 외환위기야.
그럼 비트코인을 생각해보자.
당신이 지니고 있는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꾸고 싶어.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를 찾아가면 걔가 돈 바꿔주니?
걔가 뭔 재주로 지금 통용되는 비트코인을 다 현금화 해줄 수 있어?
그래도 현재 비트코인이 거래되고 현금화하는 사람들도 있지?
그건 다 당신들같은 기초적인 화폐의 원리도 모르는 머저리들이 앞다퉈가며 돈 놓고 돈 먹기 하니까 가능한 거야.
어느 순간이 돼서 사람들이 모두 현금화를 원하게 되면 가격은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어.
가치 하락을 막아줄 정부도 군대도 없는 나카모토 사토시가 무슨 재주로 이 상황을 수습할 거야?
정리하자면 비트코인의 문제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력의 문제야.
당신들이 얼마나 위험한 판에서 놀고 있는지 제발 생각 좀 하라고.
물론 당신들이 가진 아무 쓰잘데기 없는 데이타 조가리를 현금으로 구매해줄 또다른 머저리들이 그 판에 진입해야 당신들의 손해를 만회할 수 있다는 것 잘 알아.
그래서 비트코인 찬양질하는 거 이해하겠는데 인생을 그렇게 물귀신처럼 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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