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역사스페셜에서 복원한 위 가우리의 영역
1. 왜 가우리를 고구려로 부르는가??
필자는 아직도 가우리가 고구려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현실을 크게 한탄하고 있다. 한국 사학계엔 아주 못된 버릇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순 우리말이 아니라 타국에서 우리 나라를 지칭하는 표현을 그대로 쓴다는 것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우리는 이씨쥬신 뿐만 아니라 옛 존재했던 쥬신을 ``조선``이라 부른다. 조선의 뜻은 ``밝은 아침의 나라`` 라고 하는데 웃기지도 않은 해석이다. 그렇게 따지면 고구려는 뭔가? 아름다운 글귀라는 소리인가? 신채호 선생께서는 고구려의 본 발음이 ``가우리``라는 사실, 조선의 원래 발음도 ``쥬신``이라는 사실도 밝혀내셨다.
사학계에서는 신채호 선생의 주장을 무시하며 아직도 가우리를 고구려로 부르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가우리``라는 말은 신채호 선생께서 그냥 떠든 말이 아니다. 지나족들은 ``句麗``라는 말을 ``꺼우리``라고 발음한다. 이것은 알타이 어인 우리말을 지나족의 뜻문자로 표기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이다. ``가우``는 순우리말이며 말그대로 ``가운데``라는 뜻이다. ``리``는 땅이라는 뜻으로 가우리란 ``천하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이 주장이 허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전한을 무너뜨리고 신나라를 세운 왕망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왕망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수많은 적들로부터 위협을 받았는데 이를 견디다 못해 동쪽의 강국인 가우리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가우리가 이를 거절하자 왕망은 크게 노하여 高句麗를 下句麗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한다. 즉 앞에 붙은 ``高``는 나라의 기상을 드높이기 위해 가우리 정부가 붙인 말이며 高句麗의 본 국호는 句麗인 것이다. 구려는 지나족의 발음으로 ``꺼우리``라고 발음되며 그 본음은 가우리라는 것이 명백히 밝혀진 것이다.
쥬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나족들은 옛 존재했던 연방부족 집합체인 한국(桓國)을 ``숙신(肅愼)``이라고 표기했다. 이 숙신의 지나 발음은 ``쑤우신``이며 우리 말로 표현하면 ``쥬신``이다. 즉 우리는 한국시대부터 쥬신족이었던 것이다.
즉 한국 사학계는 ``천하의 중심``인 나라를 ``아름다운 글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2. 영토까지 왜곡한 사학계
필자가 위에 올린 지도는 ``역사스페셜``에서 뜻있는 사학자들이 만주로 건너가 가우리의 실제 영역을 밝혀내려고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다. 우리의 국사책을 한번 펴보아라 저영토의 4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광개토 호태왕께서 후연과 거란을 복속시키고 연해주 일대의 말갈까지 그 세력을 넓힌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도에는 후연의 영역, 몽골평원 일부, 연해주의 대부분이 빠져있고 만주의 적은 범위만 표기되어 있다. 국사책의 가우리는 만주의 패자가 아니라 한반도의 패자라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대부분의 영토가 한반도에 속해있으며 만주에 대한 지배력은 직접 지배가 아니라 단순한 진출정도로 표기되어 있다. 이것은 명백한 왜곡이며 우리의 역사를 지키고 널리 알려야 할 사학계가 저지른 만행이다. 필자가 사학계를 신봉하지 않게 된 계기도 터무늬 없는 그들의 ``한반도 중심 역사`` 때문이다.
3. 관심도 없는 후손들
냉정히 말하면 우리들 중 가우리에 대한 애착을 지닌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지나의 동북공정 폭풍을 받은 한국엔 잠깐 ``고구려 열풍``이 불었었다. 그러나 우리의 대응책은 너무나도 터무늬 없고 미비한 것이었다. 방송국은 국민들의 상고사에 대한 관심을 이용하여 ``연개소문``, ``대조영``, ``태왕사신기``를 만들어 안방에 내보냈다. 그 내용을 본 필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방송국에서 가우리와 관련 된 프로그램을 방영한 명분은 1차적으로 ``상고사에 대한 국민들의 지식 증대``였다. 그러나 그 내용은 아주 소설 그 자체였다. 연개소문의 사랑타령, 연개소문과 이세민의 우정, 삼국지의 제갈공명을 그대로 모방한 연태조의 등장, 가우리 멸망까지 살아남은 연개소문, 연개소문의 양자가 된 대조영... 아무리 사극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했던 부분이 완전 틀어져 버렸다. 또한 방송의 여파는 매우 심각한 것이여서 시청자들은 사극의 내용을 그대로 역사로 인식하기에 이른다 (내 친구는 아직도 대조영이 연개소문의 양자인 줄 안다... ㅡㅡ;;).
사극이 불가피하게 가상의 내용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가상``과 ``역사``를 구분할만한 지식을 쌓은 후에 도입되어야 한다. 무턱대고 시작부터 가상의 내용을 도입한 방송국의 태도는 그저 ``시대의 유행을 따라 시청률 좀 올려보겠다``는 하찮은 태도로 보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시청자들도 TV 안으로 빨려들어가 그저 사극을 드라마와 같은 수준(재미를 위한)으로 대하게 되었다. 이 나라의 역사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필자에게 생생하게 들리고 있으니 참으로 가슴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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